소치기목동들인지 다 워워 거리고 있는데, 개성마저도 없다.
깔끔하니 군더더기 없이 감정표현 잘 된 노래를 듣고 싶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팔 곤하는 뽕작 메들리나 에스지워너비류들의 굵은 목청으로 노래하는 알앤비류나
차이가 없다. 노래에 진짜 감정 하나 없이 줄기차게 기교자랑 목청자랑 하는 것밖에는.
신호등을 기다리며 생각하다.
예전 안국역에는 육교가 있었던것같은데 어디쯤 있었는지, 정독도서관을 갈때 내가 그 육교를 이용했었는지 언제쯤 없어졌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신호등이 생겨서 잘 되었구나 생각한 기억은 나는데, 신호등이 생기기전 종로경찰서앞에서 맞은 편 덕성여고 길까지 내가 이동한 방법이 지하도였는지 육교였는지 다른 루트였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도서관을 갈때 동행이 있었던 것도 아니라, 누군가에게 같이 생각해보자고 말할 수도 없다.
이런 사소한 기억들,
조금씩 잊혀져 가는 것들,
버려진 기억들.
내 인생에서 중요하지 않아서 지워졌을것이라고 믿고 싶다.
아니면 너무 슬플테니까.
네드가 언젠가 말했듯, 재능있는 사람들은 작가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재능이 있거나 없거나 둘중 하나이고 재능 있는 사람들은 글을 쓰고
재능없는 사람들은 작가가 되고 싶어한다
중반부 넘어서까지는 메마르고 나른한 미국의 중서부(맞을까 모르겠다.세계지리에 대한 학습은 고등학교이후 거의 없었으며 그후 미국지리에 관한 상식은 거의 바닥에 다다랐다.) 애리조나등지에 대한 묘사와 네명의 대학생들에 대한 각각의 심리묘사가 기가 막힐 정도로 술술 읽혔으나, 끝부분에 이르러서는 아니나 다를까. SF물에 대한 나의 취약점. 도저히 상상되지도 믿기지도 않은 영원불멸 내지는 야릇한 고대주문에 따른 운명 이런 것들에 대한 강한 거부반응이 나타나버렸다. 고로 이 책에 대한 느낌? 아무 것도 없다. 좀더 대단한 드라마틱한 사건이 있을줄 알았으나 평온하게(?) 끝나버려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다.
문제다.
왜 그 허다한 SF명작들이 나를 괴롭게 하고 허망하게 하고 갑갑하게 하는지, 이게 내 상상력탓인지 무미건조함때문인지. 나도 어슐리 K르귄의 소설을 읽으면서 감동받고 싶고,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읽으며 아주 대단한 소설이야라고 감탄하고 싶다. 그리하여 미처 내가 읽지 못한 다른 걸작들을 읽으면서 흡족해하고 싶은데. 이것은 내 지적능력의 한계인가 아님 그냥 취향탓인가. 둠즈데이북이나 개는 말할것도 없이는 재미있었고 유령 나오는 고스트위스퍼러 영매를 믿는 미디엄은 즐겨보는 프로그램이다.이런 것은 SF라 말할수 없는 아류일까. 우주전쟁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고 스타트랙이나 스타워즈를 왠 우스개소리냐라고 무시하던 어린 시절부터 아마도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텍스트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느껴질까봐 조바심쳤던 요상한 지적 열등감이 이렇게 번번히 구미 당기지 않는 SF물을 빌리고 번번히 좌절케 하는 게 아닐까.
작가의 필력은 뛰어났다. 네명에 대한 심리묘사가 아주 치밀하고 흡인력도 좋았다.
무엇보다 윗 인용문 문장에 감탄하였다.
너무 적나라하지 않은가?
시를 좋아하던 시절은 없었다.한 번은 다 바치고 다시
겨울나무로 서있는 벗들에게
저마다 지닌
상처 깊은 곳에
맑은 빛이 숨어 있다
첫마음을 잃지 말자
그리고 성공하자
참혹하게 아름다운 우리
첫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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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립도서관.
은평구내에서 드물게 잘 지어진 건물. 정독도서관처럼 벤치에 앉아 쉬거나 등나무밑에서 책을 읽거나 할 수있는 시설이 있었더라면 그리고 도서관 근처 작은 찻집이 서너개쯤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