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을 시작하고  2,3년이 지난 어느날  우연히 도서관열람실을 둘러보고 나서 나는,
직장동기에게 속삭였다. 우리 나이 또래의 삭은 애들이 공부하고 있더라.

그후 몇년후.

시립도서관열람실엔 여전히 그 나이또래의 젊음들이 있었다. 곰삭아보였던 그네들은
여전히 생생한 눈빛으로 긴머리를 다부지게 묶어올린채  저마다 7급 9급 토익 토플 각종 고시책들을
들여다보며 미래를 알차게 준비중이었다. 아마 난 또다른 친구에게 오늘밤 말할게다.부럽더라. 그 젊음이.그 불안정함이.


어느 일요일.
도서관엔 사람들이 있다. 거친 자판소리를 내며 타자연습에 한창이신 어르신네가 있고
남대문시장도 아닌데 가방을 앞으로 돌려맨채 딸과 함께 도서관에 처음 온 티를 내며 큰목소리로
책고르기에 열중이신 중년여인과 엄마따라 아장아장 계단을 올라가는 뽀얀얼굴의 어린 꼬마여자애,
빨갛게 화농된 여드름을 문지르며 수줍게 남자친구와 커피를 마시는 막 사춘기에 들어선 십대여학생이 있고 늘어지게 자다 일어나서는 열심히 강의테잎을 듣는 대학휴학생도 있다.
그 사람들 틈에 껴서 열심히 사람구경하다  이병률산문집 한권 읽고 집으로 돌아오다.





Posted by grac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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