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화장 김민기'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6.08.20 김훈--화장
어느 감독이던가, 바람결에 전해들었던 이 소설의 영화화 소식.쓸쓸하게 익명으로 죽어가는 한 중년남성의 모습이 담긴 아름다운 소설이었는데, 주연감 남자배우를 찾기 쉽지 않겠다 싶다.한국 중년 남성, 이 문장에 어울리는 이미지는 느끼하고 배나오고 무례하고 답답하고 목소리크고 벨트아닌 혁대가 내려오는 단란주점에서 노닥거리는 샐러리맨일뿐이니, 김훈 소설 속 부하여직원을 멀리서 조용히 지켜보며 사랑 할 줄 아는 조용하고 말없는 지친 모습의 중년을 찾기는 투자받는것보다 더 어려울것같다.
차라리 영화화보다는 티브이문학관에서 촬영되는 것이 더 좋을법하지만, 그경우 시청자수가 더많을까? 영화화시 관객수가 더 많을까? 완성도는 어디가 더 높을까?


우리나라 여배우의 폭도 좁지만 남자배우의 폭도 참 좁다. 트렌디드라마라고 드라마에서도 삼촌 고모 이모 작은아버지가 나올 분량이 점점 줄어든 탓도 있겠고 영화쪽에서 기획영화가 흥해지면서 강한 캐릭터를 가진 연극배우들은 많이 유입되었지만, 일상의 연기를 해낼, ---최민식의 신들린 연기를 해 낼 수있는 배우들은 많이 있을것이다.---무리하지 않는 연기를  해내는  배우가 설 자리는 줄어든 것같다. 이른바 요새 풍토는 "튀어야산다"니까.


각설하고, 불만은 접고

화장에 어울리는 배우로 연기이외로만 요새 인정받는 안성기나 청보법위반전력의 이경영(아까운 배우다.이런 색채를 낼 배우가 필요했는데.)  그리고 또 한분의 범죄자 송영창까지 떠올려봤지만 다들 무언가 껄끄러운 것이 이분들의 개인사가 강하게 작용하는 것도 있고 이들의 얼굴은 선명한 인상으로 남는다는 것이다. 화장에서 내가 느낀 주인공의 인상은 너무도 평범하고 평범해서 아무도 그가 지나갈때 어떤 인상이었는지 알아채지 못하는, 철저하게 잊혀지는, 쓸쓸하고 고단한 남성이었다. 화사한 컬러사진이 아닌  바래기 시작한 흑백사진이 떠오르는 사람말이다.


그래서 떠오른 인물, 목소리마저 우울한 비오는날같은 그 사람,
그러나 참 푸른 젊은 날을 지내었을 것 같은 그 사람,
자신에 대한 찬사를 가차없이 거부하면서 냉정하게 떨어낸 그 아저씨.



김민기다. 아침이슬을 만든
Posted by grac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