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오랜만에 흥미진진중.
열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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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가 승낙해서 들어가놓고는 일년도 일하지 못한 한 풋내기가
스타벅스 커피한잔으로 위선 떨면서,
앵앵거리며 털어놓는 가십거리.

소재는 좋았으나 깊이가 없는 가벼운 소설.
고작 일년을 그런 정신으로 일해놓고는 소설 쓸 생각을 한 작가보다는
뭐 대단한 패션계의 이면을 드러내놓았다고 떠벌린 언론들이 더 웃김.

추가로 잔소리, 무슨 일이든 자신의 원해서 오케이 한 일,
그렇게 징징 짜며, 허술하게, 불평불만으로 가득차서
일하는 것은 "어린애"나 할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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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콜드 블러드

지금 읽는 2006. 9. 26. 05:29
무섭도록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글들.
버릴 것도 없고 더할 것도 없다.

다루고 있는 사건과 그이면의 진실들보다 이 작가의 문장이  무섭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는 단어들, 특별한 기교나 독자의 심리를 자극하는 현란함도 없이, 벌어진 사건들에 대하여 한치의 오차도 없이 냉정하게 전달하고 있는 세밀한 상황 묘사.
그런데도 어느 평화로운 시골마을에서 일어난 비극을 통해 접하게 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  깊은 숙고와 갈등을 안겨다주고 있으니,  정말 실로 뛰어난 능력. 선동적이거나 감정과잉의 문장이 아님에도 독자에게 이 정도의 울림을 전달하고 있다. 이런 문장과 구성력은 수없는 노력과 연습보다는 천부적으로 타고나야 하는 것 아닐까 싶다.


추가로 말하자면 제대로 된 문법실력도 없이 어설픈 문장력으로 베스트셀러를
만든 모모 작가들, 반성해야한다.

다시 한번 추가, 번역자를 살펴본다는 것을 잊었다.
번역자의 수고가 더 큰 작품일수도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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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바라보면서,
달위를 걸어보면서
나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아폴로13호와 콘택트를
다시 한번 봐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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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는 단 한가지 생각.
여기를 다 돌아다녀보려면, 도대체 얼마나 벌어야하고 얼마나 튼튼해야할까?
(외국어실력이나 유적지를 이해할만한 기본적인 지적 능력은 무시하다치더라도!)

추가, 독일에서 나온(혹은 독일어저자들의) 출판물은 번역이라도 이상하게 괴리감이 느껴지는
딱딱함이 있다. 문장이 수학공식처럼 느껴진다. 깔끔한, 오차없는, 그리고 냉정한.

다시 추가. 독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우리 두리"는 왜 그분위기가 아닐까...하하.
내 일반화의 오류인가 선입견인가 아님 편견인가.

그래 24에서는 클라시커 고고학을 팔지 않나보다. 다른 책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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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나는 무진장 좋으나,
제목에 비해 내용과 구성 문제는 기대에 못 미침.단조롭고 평이함.
제인 오스틴이라는 이름은 영국인 혹은 미국인들에게 대단한 의미.
---십대시절에 남보다 잘난 "척"을 하려 읽은 책엔
제대로 된 감상있을리 없다. 제인 오스틴 시리즈 제대로 숙독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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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세를 살고 다섯아이를 낳아 기르다가  여성이 되기로 마음먹고 성전환수술을 받은 후  지금은  "파트너"라 부르는 옛 아내와 함께  자매처럼   웨일즈에 살고 있다는 쟌모리스란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일까? 작가에 대한 정보없이 읽기 시작했음에도 첫페이지부터 느껴지는 작가에 대한 매력은 상당했다.

대강 멋진 구도만 잡고 사춘기소녀처럼 가벼운 감상만 두어단락 말줄임표 한줄과 함께
적어내려가는 기행물이 범람하는 요즘, 무려 50년간에 걸친 자신의 유럽문화체험을 쉴새없이 줄줄 적어내려간 이 책은 "겉멋든 기행문출판사" 편집자들이 꼭 읽어봐야만 한다. 한도시에 대한 감상, 한 대륙에 대한 느낌,한두어달 휘익 갔다온 것으로 책을 펴낸다는 것이 얼마나 가볍고 우스운 일인지, 몇년간의 체류경험만으로 서양문화를 제대로 전달할 수있었던 일인지, 유명여행지 몇십곳 나열한 기행도서가 이 책앞에서 얼마나 조잡해보이는지, 필히 느껴야만 한다.


작가의 50여년동안의 유럽여행체험기는 종횡무진 정신없다. 거석을 이야기하면서도 그 유명한 영국의 스톤헨지를 하는게 아니다, 유럽곳곳에 흩어져있는 거석들의 예를 줄기차게 들면서 거석문화를 거쳐 그리스도교이전 유럽에 존재하던 신앙세계, 마법이야기를 늘어놓다가 어느틈에 아일랜드의 신령한 바위를 일곱바퀴 도는 순례체험때  왜 이리 자꾸 부딪힐까 하다 보니 거꾸로 돌고 있었다는 촌철살인의 유머까지 끼워놓다가는 그 유명한 파티마예언의 주인공 루치아수녀이야기를 꺼내서 숙연케하기도 한다.

그가 늘어놓는 갖은 지명들을 막힘없이 꿰고 있는 한국인은 단 한명도 없으리라. 들어본적도 없고 존재하는 줄도 몰랐던 동유럽 서유럽 북유럽 어느 작은 마을이며 그 상황에 걸맞는 온갖 인용구들, 대단한 박식함이다.
대륙끝에 매달려서 다른 나라 여행이 꽤 힘든 우리나라 실정에 비하면 여러나라를 비교적 편히 움직이며 각민족과 나라의 여러 문화를 생생히 체험할수 있었던 --그는 에베레스트도 젊은 날 올라서 오년에 한번씩 발톱이 빠진단다. ---천혜의 혜택도 부럽지만, 50년간의 기자생활 문필생활동안 길러온 통찰력이 빛이 난다.
간만에 맘에 드는 편집을 만났다. 빼곡한 문장들, 편안한 디자인, 꽤 두꺼운 부피를 한권으로 낸 바람구두라는 출판사와 매끄럽게 번역해논 번역자 또한 이 책을 빛나게 해준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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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골의 서

지금 읽는 2006. 8. 24. 21:40
네드가 언젠가 말했듯, 재능있는 사람들은 작가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재능이 있거나 없거나 둘중 하나이고 재능 있는 사람들은 글을 쓰고
재능없는 사람들은 작가가 되고 싶어한다



중반부 넘어서까지는  메마르고 나른한 미국의 중서부(맞을까 모르겠다.세계지리에 대한 학습은 고등학교이후 거의 없었으며 그후 미국지리에 관한 상식은 거의 바닥에 다다랐다.) 애리조나등지에 대한 묘사와 네명의 대학생들에 대한 각각의 심리묘사가 기가 막힐 정도로 술술 읽혔으나, 끝부분에 이르러서는 아니나 다를까. SF물에 대한 나의 취약점. 도저히 상상되지도 믿기지도 않은 영원불멸 내지는 야릇한 고대주문에 따른 운명 이런 것들에 대한 강한 거부반응이 나타나버렸다. 고로 이 책에 대한 느낌? 아무 것도 없다. 좀더 대단한 드라마틱한 사건이 있을줄 알았으나 평온하게(?) 끝나버려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다.


문제다.


왜 그 허다한 SF명작들이 나를 괴롭게 하고 허망하게 하고 갑갑하게 하는지, 이게 내 상상력탓인지 무미건조함때문인지. 나도 어슐리 K르귄의 소설을 읽으면서 감동받고 싶고,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읽으며 아주 대단한 소설이야라고 감탄하고 싶다. 그리하여 미처 내가 읽지 못한 다른 걸작들을 읽으면서 흡족해하고 싶은데. 이것은 내 지적능력의 한계인가 아님 그냥 취향탓인가. 둠즈데이북이나 개는 말할것도 없이는 재미있었고 유령 나오는 고스트위스퍼러 영매를 믿는 미디엄은 즐겨보는 프로그램이다.이런 것은 SF라 말할수 없는 아류일까.  우주전쟁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고 스타트랙이나 스타워즈를 왠 우스개소리냐라고 무시하던 어린 시절부터 아마도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텍스트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느껴질까봐 조바심쳤던 요상한  지적 열등감이   이렇게 번번히 구미 당기지 않는 SF물을 빌리고 번번히 좌절케 하는 게 아닐까.



작가의 필력은 뛰어났다. 네명에 대한 심리묘사가 아주 치밀하고 흡인력도 좋았다.
무엇보다 윗 인용문 문장에 감탄하였다.
너무 적나라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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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루다의 우편배달부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지음, 우석균 옮김 / 민음사
나의 점수 :


나 예전 일 포스티노를 보면서 눈물을 줄줄 흘렸었다. 아버지의 슬픈 그물 이라는 순박한 청년의 표현이 너무도 슬퍼서 말이다. 영화말미 조용히 처리된 그의 죽음 묘사도 너무 슬퍼 눈물이 고였다흐르는 진기한 경험도 했었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말미에서도 역시나 눈물이 나오더군, 네루다에게 온 전보 스무통을 외워서 군인들의 경비를 뚫고 네루다의 침실로 찾아가 안식처를 제공한다는 스웨덴정부의 전보를 읊어주는 마리오때문에 말이다.정서적으로 끈끈한 정을 느끼며 남같지 않은 칠레, 아옌데, 이런 단어와 어우러져 더 슬펐는지도 모른다. 은근한 해학이 있는 소설류을 즐기고 있는지라 유쾌한 독서끝에 뭉클한 감동마저 있으니 시네코아 옆 themselves에서의 독서는 꽤 즐거웠다.

그런데 문제는. 나는 그동안  영화 일포스티노가 실화를 각색한 것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이태리어부의 아들 마리오와 네루다의 우정, 슬프게 죽고만 마리오의 생애가 실재했다고 알고 있었으니, 이 허무함을 누구에게 책임지라고 해야할까? 픽션 논픽션이 네루다와 그의 작품세계에서 그리 중요치않을지는 몰라도--네루다의 모습을 관찰하고 창작하였다하니---마리오의 연애사건에 실제 관여한 소탈한 한 시인을 상상하며 흐뭇해하던 시절이 내게는 더 행복하였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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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아이

지금 읽는 2006. 8. 20. 00:08
일본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린 시절 읽었던 빙점이니 양치는 언덕같은 류의 착한 척 하는 도덕군자가 주인공인--철들어 읽었으면 좋은 점을 곱게 받아드릴수 있었을테지만--소설을 읽으면서 선과악에 대한 집중적인 묵상을 하기 보다는 뭔가 콩나물 덜 익힌 비린내같은 성적 묘사에 강한 거부감을 느꼈고 ( 세탁기소리에 누워 잠든 여자주인공의 허벅지를 바라보던 양아버지의 노골적인 시선묘사,  그 양아버지가 대학생시절 이웃집 어린 꼬마여자애를 보고 느꼈던 묘한 성적충동묘사  또한 정말 "더럽다"고 느꼈고 섬나라라서 이런 퇴폐적인 묘사가 문학서적에서 가능한 것이라고 에이 쪽바리들 이라며 싫어하기까지 했다. 정말 그당시엔 이런 묘사가 실린 그 책이 불결했다. ) 그 거부감은 계속 이어져 내려와 하루키류의 소설에도 반응해서 난 세상에 태어나 하루키류 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다.
굳이 읽지 않으려 애쓴게 아니라, 읽고 싶지 않았고 다른 것 읽을 시간도 부족했으니.(게을러서)

물론 간간히 일본 추리소설이나 박사가 사랑한 수식, 냉정과 열정사이. 어쩌구저쩌구한 프로야구 등등은 읽긴 했어도
우선은 일본 이름은 도대체가 한눈에 쏙쏙 들어오지 않아서 주인공을 헷갈리기 일쑤여서 발로  차버리고 싶거나 반짝반짝 빛난다는 소설은 게으른 이 사람에게는 우선순위에서 한참 밀린 작품들이었는데, 오늘 완독한 이 책.가슴이 먹먹하다.


.영원의 아이 -상
텐도 아라타 지음, 김난주 옮김 / 살림



그래 너희들 잘못이 아니야.
다시 살아갈 수 있을거야.                    
               살아 있어도 괜찮아.


(네 잘못이 아니다란 이야기는 굿 윌헌팅에서 가장 좋았던 대사였는데,
              살아가면서 이젠 들으려 애쓰기보다는 남들에게 진지하게 해주어야할 말인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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