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전인가 골든글로브시상식이 열려서 미디엄말고 열중해서 보던 "the closer"의 여자주인공(왜 이름이 생각나지 않을까?)이 닥터하우스아저씨와 더불어 티브이시리즈 주연상을 받으셨다. 올해도 후보에 올라 혹 상을 받지 않으실까 기대했던 미디엄의 앨리슨 아주머니께서는
상을 받지 못하였고 대신 인터넷을 떠돌다 나는 기막힌 사진을 보고야 말았다.

아직도 설마설마하면서 믿지 못한 쌍둥이 마리의 실체!
두명의 모습을 한컷에서 발견하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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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 시스터즈 세명, 아니 네명이 도란도란 사이좋게 모인 골든글로브 시상식장...아....아.................아.......아...................정녕 네가 두명이었니? 마리야?

 가만히 들여다보면, 두 마리 중에 내가 더 예뻐라한 마리가 있는것도 같다. 그러니까 이 이쁜 애들을 두고 누가 더 이쁘네 그러는 것도 좀 우습지만,내눈에 내 취향에 좀더 이뻐보이는 애가 있는 것도 같다.나이도 어린 애들이 똑같은 드레스입고 카메라 보고 웃는 걸 보니..참.뭐라고 해야할지..누가 톰보이고 누가 공주일까?  역시나 웃긴 둘째 브리짓의 포즈, 드레스도 왠지 어색한것이 막 웃고 싶어진다. 아, 물론 며칠전 미국 무슨 토크쇼에 내가 좋아하는 조지 클루니에 같이 나온 것땜에 이러는 거다. 세상에 왠 복이냐. 조지클루니와 같이 말을 하고 같이 출연하다니! 다른 토크쇼 단독 출연영상이 홈페이지에 가보니 꽤 있는 걸 보니 이 꼬마녀석이 실제생활에서도 괴짜짓을 하나보다. 그리고, 엄마앨리슨을 닮았나. 마리를 한팔로 번쩍 안아든 큰딸  애리얼의 저 파워. 좋은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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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얼 단독 샷.
 지금 커나가는 시기랑 약간 살이 오르고 있지만 이대로 쭉 크면 전형적인 미국미인이 될것같다. 비벌리힐즈90210에 나오던 캘리와 같은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그냥 가기 서운한 피닉스 시스터즈의 엄마. 패트리샤 아퀘트와 그 가족들.
시누이 올케사이인  프렌즈의 모니카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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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티브이을 멀리하게 되어서 한국드라마에도 별 흥미를 못 느꼈는데, 하두 이곳저곳에서 떠들어대는 prison break 재미있다는 말에 발 들여놓게된 미드의 세계.
그중 완벽하게 시즌 1,2 를 끝낸 작품이 미디엄이 될줄은 몰랐다.
우선 내가 그리 좋아하지 않는 귀신이야기, 초능력이야기라는 선입견, 평범한 주인공아줌마, 역시나 커플로 평범하신 주인공 아저씨, 거기다 아그들까지. 드라마를 보면서 공연스레 기대하게 되는 러브러브모드도 없고 이거 왕평범에 단순하고 지리한 교훈드라마가 아닌가 하면서 보게 되었는데, 보다보니 이 드라마 단점이 장점이 되어버렸다.

우선 뻔할것같던 스토리, 초능력을 대대로 갖춘 능력있는 엄마, 앨리슨이 잠자면서 꾸는 꿈들이 애리조나주에서 일어나는 (혹은 더 멀리서) 범죄사건을 푸는 실마리가 되어 이리저리 사건을 풀게되는 이야기가 뻔하면서도 흥미롭게 엮여진다, 사소하게 드러나는 꿈들이 사건해몽(!)에 어떻게 엮여지는지,어떻게  범인을 찾게 되는지 매회 신선하게 나타난다. 그리고 그 꿈을 무시하지 못하고 (그런 꿈을 꾸게 되면 다들 듣게 되는 말, 개꿈꿨다 그냥 더 자라 아니었던가) 어떻게든 피해자를 구하려고 동분서주 애쓰면서 힘겨워한다.

미디움을 보게 되며 강하게 자극되었던 것이 내가 그동안 꿨던 그 무수한 꿈들이 사실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벌어졌던 미제사건들 혹은 어떤 큰일들의 작은 실마리가 아니었을까, 내가 혹 더 큰능력이나 혜안이 있었다면 앨리슨처럼 그 사건들을 미연에 방지하거나 억울한 사연들을 풀어줄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대단한 착각이다,  얼토당토않게 우리가 꾸었던 수많은 꿈들, 왜 그 꿈을 꾸게 되었을까.평범한 사람들도 어느 정도 예지능력을 갖추고 있으나 다만 주파수가 맞지 않아 시공간을 초월해  드문드문 일어나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을 것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드라마가 바로 미디엄이다.

드라마가 평범해보였던, 가장 큰 이유 두 남녀주인공의 평범함. 이게 또 대단한 매력이다.
앨리슨 아줌마가 트루로맨스의 도발적인 미녀 패트리샤 아퀘트일줄이야,. 그 아주머니 무척 당돌하고 깜찍한 외모의 성격파 배우 아니었던가, 그러던 그 아줌마가 펑퍼짐하고 두리뭉실한 몸매로 나타났는데 도리어 친근감이 든다. 애셋 낳은 아주머니 역활로 적격이며, 바쁜 워킹맘 모습에 가장 근접한 사실적인 몸매이시다, 무엇보다 이 아주머니의 연기에 감동인데 날건달처럼 거친 분위기로 나올때 역시나 숨겨져있던 저력이 보이신다. 거기다 폭력씬도 포스가 대단하심!

조사마로 추앙받는 조 듀봐아저씨.(나에겐 드브와 로 들림) 뭐가 못생겼단 말인가.
단지 매일 입고나오는게 침실용 의상이라서 그러지, 멀끔한 외모에 수려한 미모이던데.
무엇보다 이 아저씨의 매력은 부인을 이해하는 사려깊음이다, 미지의 사람을 위한 악몽을 꾸고 힘겨워하는 부인을 위로하고 때론 이성적으로 조언을 하면서, 아내의 막중한 임무를 무시하지 않고 세계평화(?)를 위해 힘쓴다는 것,

그리고 아, 사랑스러운 피닉스 시스터즈, 그들의 세딸.
예민한 사춘기소녀 애리얼, 독특한 뱃살소녀 브리짓, 천사같은 마리.
정말 토끼같은 자식들인데, 네티즌의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브리짓을 첨 봤을때는 통통한 얼굴이나 뱃살을 보면서 에구...하였으나 그 꼬마녀석의 기발하고 대담한 생각, 똘똘한 자기 주장을 매회 접하면  정이 샘솟는다. 볼살이 빠지면 더 이뻐지리라,. 애리얼이야 금발미녀의 조건들을 고루 갖추고 있으니 지 알아서 잘 클것같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마리. 마리, 마리! 아 귀여워라.
  예전 프랑스의 아역배우 뽀네뜨를 닮은 외모라서 우선 정이 갔고 그만큼 이쁘다, 어린게 팔다리도 길고 착하고((?) 말도 하고 연기도 한다. 그 어렸던 것이! 속눈썹도 얼마나 긴지! 2시즌의 막바지에 마리가 색칠공부하다가 마미 마미 대디대디 디스원 디스원 하는 대사를 들어보라 얼마나 이쁜지. 아휴 귀여운것,  어서어서 무럭무럭 자라렴~~.

아 이 세명이 커서 초능력을 각자 발휘하는 스핀오픈시리즈가 나와도 재미있을법한데 그럴 계획은 없나모르겠다. 매사 명석하고 분명하게 일하는 커리어우먼 첫째.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독불장군에 괴짜인 둘째, 위 두언니보다 월등한 초능력을 갖춘 착하기 그지없으며 이해심많은 마리(이건 편애군.)


덧붙여 미디엄애청자들도 거의 언급을 하지 않는 불쌍한 조연, 스캘론 형사.
왜 이 형사는 인기가 없을까? 외모가 평범해서? 내 보기엔 젊은날의 말론브란도와 이마선이 동일한게 매력이던데, 거기다 남자답고 과묵하고 슬퍼보이는 눈빛인데, 왜 인기가 없을까? 이 아저씨 짝으로 나이차를 뛰어넘어 애리얼을 생각해두고 있었는데--스무살 나이차는 너무했나--- 못생긴 부시장과 러브모드가 되어져서 실망중이다.

미디엄은 매회 스토리도 감동을 주고 인간사에 대한 참회를 하게 하는 매력도 있지만, 무엇보다 여타 다른 미국드라마의 가족들이 쪼개지고 음모에 싸여서 언제 깨질지 모르는 불길함을 껴안고 있다면 ---때론 정말 지겹다. 국가적 음모에 휩싸여 감옥간 형이나(프리즌 브레이크) 실종된 아버지가 갑자기 전화를 걸어 날 찾지마(본즈)  하거나 어머니가 아버지에 의해 살해당했다거나(트루 콜링) 알고보니 의붓형제일수도 있다거나 --이 드라마는 사소한 오해나 일상의 자그마한 스트레스들로 늘 붐비고 정신없으나, 서로간의 믿음으로 굳건하고 화목하고 단란한 가정을 보여준다는 것.그게 가장 큰 매력이었다.



인터넷을 뒤지다뒤지다 발견한 둘째딸내미의
깜찍한 모습, 그녀의 매력은 저 뱃살!


















이런 사랑의 총알까지 날려주시니.
이쁘다 할수 밖에.
볼살 빠지면 미인이 될것같다.
















이런 장면이 매회 나온다.
베드신 무지 많다.














인기없는 조연 스캘론 아저씨.
이렇게 보니 매력없긴 하다.

























그들의 아침,
분주하나 따사롭다.
그런데 아침 매우 간단하다.
슈퍼에서 파는 콘푸레이크에
우유부어주면 그거 먹고 학교간다.
매일 밥해주시는 우리엄마가
참 대단하심을 깨달았다.
이들은 식탁에 앉아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나쁜점을 고쳐주고대화를 나누면서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물론 사건해결의 실마리를 얻기도 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
이 가족의 개성이 묻어난다.
불길한 꿈을 꾼 엄마는 사건해결을 위해 식구들을 데리고 하이킹을 오고 (사람을 구하고자 하는 숭고한 맘이다) 부인을 이해하는 남편은 친히 막내딸을 목마태우고 오고 (둘이 친한 걸 보면  진짜 부녀같기도 하다.) 책임감 강한  큰딸은 투덜거리지만 곱게 머리빗고 나왔으며(민감한 사춘기이긴 하나, 마리식사도 잘 챙겨주고 어머니의 직업도 이해하는 걸 보면 썩 괜찮은 애이긴하다.)  브리짓은 어디서 구했는지 그애답게 저 굵은 나뭇가지를 지팡이 삼아 뚜벅뚜벅 걷고있다. 제작진이 시킨것일까. 난 실제 저 꼬맹이가 저 막대기 들고 걷겠다고 했을것같다.
 



추가!

미디엄의 그 이쁜 막내딸 마리가!!! 사실은 두명이었단다.
심심해서 구글링을 했더니 미디엄에 관한 블로그에 나온다.
http://www.mediumdreams.com/category/interviews/


Madison and Miranda Carabello 그 자매의 이름이다.
오호..이런 일이.
외국에서는 아동보호법때문에 쌍둥이가 캐스팅되는 일이 많다더니 이경우도 그런가보다.

왜 갑자기 맥이 빠질까.
세상에 저렇게 이쁜 애가 두명이라니 믿기질 않아.
브리짓 말로는 한명은 자기처럼 톰보이고 한명은 소피아(큰딸)처럼 공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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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본 최강희는 자아가 강하고 감성이 예민한 고운 외모를 지닌 "윤세연"이었다.학창 시절 방송반이나 연극반정도의 적당히 학생부와 마찰이 있는 서클활동을 하던 아이들에게 종종 엿볼수있던, 또래들보다 기성세대의 위선에 일찌감치 눈을 떠서 갈등을 빚지만 쉽게 학교를 포기하고 뛰쳐나가지 않는 소극적 저항을 하는 기질을 가진 여학생역을 곧잘 해내었다.

울고짜고 화내고 실수하는 단편적 여성캐릭터보다는 예민한 촉각을 지닌, 속이 복잡한 캐릭을 선호하던 내취향대로 윤세연과 최강희는 내 총애을 받았고. 최강희가 투명한 갈색눈동자로 울먹이는 연기를 잘 해내는 것을 보고 조용하고 내성적이면서 자신만의 생각을 가진 여인상을 연기할수있겠구나 생각했던 때가 어언 십여년전이다.

지금의 최강희?



일반 여자연기자와는 틀린 개성을 가진 탓에 비슷한 이미지--실수하고 덤벙거리고 괴짜고 좌충우돌하는 ---로 자신의 재능을 소모중이다. 돌이킬수없을 정도로. 스타가 될듯 하면서도 마지막 한발을 내딛지 않고 잠시 주춤하면서 쉬곤했던 그녀의 기질탓인지 뚜렷하게 족적을 남기는 작품 없이 몇몇 단막극--견우직녀 단팥빵등--에서 잠시 진가를 보여주고는 이별대세같은 그녀커리어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못할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요사이 한국연예계는 배우가 작품을 당당하게 선택할수 있기까지에는 무수히 많은 시간과 권력이 필요한 비극의 시대이지만, 적어도 최강희란 연기자가 이토록 비생산적인 작품들에 매진하게 된게 참 아깝다. 더구나 더큰 문제는 반복되는 그녀의 연기스타일, 연기라기보다는 그녀의 일상적인 버릇들을 그대로 투영하는 듯한 인물연기, 최강희가 연기에 대하여 깊이있는 분석 혹은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다. 어린 시절부터 일관되게 지속되온 호흡법이나 대사톤 고쳐지지 않는 머리흔들기 등, 그녀가 작품에 매진하는 태도가 너무 아쉽다.

최강희가 강한 끼를 가지고 태어나지않았다고 본다. 가꾸고 노력하면 빛이 날 정도의 연기력의 소유자인데, 그저 남들 하는 정도만큼만 해대고 있으니 심히 못마땅한 형국.거기다 한술떠더 새로 들려오는 신작소식이 고여사출연작품이란다. 연기는 욕먹지않을만큼만 할뿐이며, 본인의 연기력보다는 기타 다른 개인적 이슈들로 언론을 장악하는 기술이 뛰어나다고--결혼전 그녀가 바른생활소녀처럼 굴던때 참 많이 비웃었었다. 요런식으로 연기이외의 것으로 이미지를 장악해가는 사람들에게 나는 너그럽지 못하다. 문근영역시--- 아주 내가 낮게 평가하는 고여사와 왜 연기를 한다는 것일까?더구나 작가는 인터넷유행의 여파로 매니아를 몰고다니며 ~하다 체 만을 구사할줄 아는 어설픈 작가 인정옥이라니..인작가와 고여사의 틈바구니에서 무엇을 얻고 싶어서 그 드라마를 찍는다하는지 그녀에게 실망이다. 그녀가 이제서야 스타를 꿈꾸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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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실

내가 좋아하던! 2006. 8. 19. 23:48


어릴 적 내 외갓집 뒷마당엔
감나무 세그루가 있었다.
외할아버지방 앞마루에 누워 끼룩대며 날아가는 ㅅ 자무리의 철새들을 보면서 집거위를 타고 여행하던 닐스를  생각하다가,
살얼음 얼은 논를 가만가만 조심스레 걸어보다가,
혹은 아무도 쓰지 않는 골방을 뒤져서
외삼촌들이 남겨둔 아주 오래된 주간지의 심각한 연애소설을 읽다가 누런 황토바닥의 부엌을 거쳐  외갓집 뒷마당으로 나가면,

크고작은 장독들이 줄지어서 서있던 얕으막한 장독대 뒷편으로  감나무 세그루가  있었다.

감나무곁에 서서 낮은 담에 매달려
한겨울 인적없고 쓸쓸한 논밭지나 저멀리 보이던
지평선은 아무런 이유없이 뭉클하게 슬퍼왔다.

허물어진 외갓집.
베여져버린  감나무 세그루.

그리고
송두리채 분실된 내 어린 시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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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누구인지 어디지면에 발표된것인지
굳이 알아볼 생각은 없지만
맘에 드는,
혼자서 잘 놀고 있는,  여유만만 여인일러스트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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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얀 피부를 가진 깊은 눈매의 소녀가 되어서
자전거를 타고 저녁 석양이 질 무렵 목장길따라 쭈욱 가다가
울타리에 잠시 기대어 책을 읽다가
짙은 다크초콜렛을 먹어본다.

가나와 함께라면 고독마저 감미로우니...


어린 시절 채시라가 나오던 롯데가나초콜렛선전은
지금 생각해도 목가적인 낭만파 씨엡의 최고봉이다.


덧붙여
사진컷만으로 이루어지던 허쉬초콜렛선전도
라이벌개념에서는 뛰어난 작품이었는데
시카고노래 하투세이아임쏘리(영어치기 힘들다)에 맞추어
말이 끄는 마차 뒤에서 웃으며 앉아가는 목가적인 남녀커플들의 모습이 좋았지만
채시라의 가나나 김혜수의 허쉬나 솔직히 그게 가능한 일이겠는가.
우리가 스테파네트 아가씨도 아니고.여기가 스위스도 아니고.
게다가 20세기후반에?


그때는 이거말고도 낭만풍 과자선전이 많았는데
미국혼혈아 쏘냐가 배낭메고 나와서 기차에 매달리던 후속 허쉬초콜렛선전이나
여러명이 우르르 나와서 산과들 강에서 놀던 롯데껌선전
별밤 중간 광고에서 시를 낭독해주다가 급기야는 껌포장지에 시를 인쇄해서
대박치던 에뜨랑제의 광고--채시라가 하이디풍 원피스입고 밀집모자쓰고 들을 거닐었지.
소매물도 등대지기에게 뜬끔없이 "쿠크"를 외치던 쿠크다스 광고.
등등등..


그중 가장 따라해고팠던 모습이 요 가나소녀모습이었다.
혼자서도 잘 노는 소녀의 모습이 이뻐뵈었기때문이었고
'감히" 남자와 같이 있다는 것을 상상할수없었던
무채색의 밋밋하고 건조한 소녀시절이었기때문이었으리라.
내가 살던 곳이나 다니던 학교 모두 근방엔 산책을 즐길만한 "길"이 전혀 없었으며
빨간머리 앤풍의 그린게이블즈나 호숫가나 과수원길이나 목장길은
도저히 존재할래야 존재할수 없는 곳이었다.


비오는날 수채화의 얼토당토않던 내용의 영화에 매료되었던 것도
내내 이루지 못한 "목가적인 전원에서의 낭만적인 우아한 삶"을 꿈꾸게하던
배경때문이 아니었을까 지금에서야 짐작해본다.

옥소리는 이쁜 앞치마원피스 입고 모자쓰고 이젤펴고 그림그리다가
멀리서 먹구름이 몰려오고 비가 내리면
목장길 따라 집에 오고 이쁘고 정갈하게 지어진 창고에 낙서도 하고
오빠 찾으러 언덕을 넘는다.
(우리나라에 지평선이 보이는 곳이 도대체 어디란 말이냐.
대관령목장이니 보성차밭은 이 개념이 아니다)



존재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상관없이 중학생소녀는
열심히 목장소녀 가나초콜렛에게 여러가지 덧칠을 하며 상상의 나래를 폈다.
저 꿈많은 어여쁜 소녀는 대목장주의 이쁜 딸내미로 주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만을 듬뿍 받으며 예의바르고 고운 마음씨로 시와 음악을 사랑하며
아름다운 주변환경에서 티없이 자라나고
그 소녀의 주변엔 당연히 그녀를 흠모하는 청년들이 두셋 있는 법인데
대도시에서 훌륭한 엘리트코스를 받고 있는 따사로운 마음씨의
서글서글한 교회에서 인기많은 반듯하고 성실한 동네오빠(!)와
거칠고 시니컬한 미소를 가지고 있지만 목장소재지 주변에서는
제일 가는 미모와 훤칠한 체격의 반항아인 목장 인부
(그러나 누구보다 똑똑하며 잠재력이 있으며 소녀를 말없이 지켜보며
묵묵한 사랑을 감추고 있다)
이 둘중에서 누구를 택하여서 드라마틱한 연애를 할것인지 말것인지
행복한 고민을 하는 정도에까지 이르곤 했다.


연습장 앞표지와 팬시문구점 엽서의 스틸컷으로 나와서
사람마음 휘돌리던 로맨틱한 소녀풍의 생활모습은
(그 소녀의 방엔 자잘한 꽃무늬 벽지가 있으며
잘말린 모슬린으로 된 침구세트와 곱게물든 석양을 바라볼수있는
이쁜 창문과 기울어진 집 지붕이 천장이다!)
시야를 넓혀서 세계사에 과연 실제로 존재했을까,
늘 시끌벅쩍한 세계사 어느시절쯤에 존재했을까
의심스러운 이 낭만적인 목장문학소녀의 삶을 왜 나는 아직도 꿈꾸는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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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일기

내가 좋아하던! 2006. 8. 19.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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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작가가 쓰던 무렵의 전원일기는 억지로 쥐여짜지 않은 명작들이 많다.
사람사는 마을에 슬그머니 나타날 것같은 자극적이지 않은 잔잔하면서도 맘에린 사건들이 요란하지 않게 상식선에서 표현되어지곤했다.그리고 마음 한귀퉁이에 삶의 고비를 지혜롭게 넘길수있는 여운까지 곁들여주면서.
(전원일기와는 반대로 억지로 쥐어짜는 문장들이다)


학교선생님이 되고 싶었으나 공장에 가야했던 일용처는 우연히 영남이담임선생님을 보게 되고 그 선생님에게 사랑의 가슴앓이를 하고 만다. 남에게 뭐라 말도 못하고 몸까지 아프고 말고 그 속내 믿음직한 동네형님 영남엄마에게 털어놓고, 수다스런 시어머니 일용네도 우연히 엿듣고 만다. 정많은 일용네 쓰린 속내 감추면서 엿가락 꺽어 병간호중인 영남엄마에게 전해주며 말해준다.젊은 날 일용이 데리고 홀로 고생할때 동네 떠돌아다니는 소금장수가 자신은 그렇게 좋았다고.이제 생각해보니 소금장수가 좋았던게 아니라 그 소금이, 돈으로 환산되는 소금이 좋았던거라고.놀라서 눈을 똥그랗게 뜨며 어쩔줄 몰라하는 영남엄마에게 우리만 알자는 뜻으로 눈을 꿈벅거리며.일용이부인은 신음소리내며 방에서 앓고있고.영남엄마는 며느리의 상사병에 씁쓸하면서도 그 아픔을 이해하는 일용네를 이해하고..


그렇다. 일용부인은 영남이담임을 사모하여 병이 난게 아니라.
이루지 못한 자신의 꿈이 아파서 앓아누웠던 것이리라.
악착같이 재산을 일구려 열심히 살아가다가 잠시 백묵으로 판서하는 선생님을 보며
별헤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아팠던 것이리라.
아니 실제로 깔끔한 그 선생님을 좋아했어도 또 뭐가 문제랴.


날맑은 가을 날 바람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인간이 어찌 알수있겠으며 그 바람 잠시 쐬며 옛생각에 잠기든
시름에 잠겨 울든 서로 같이 살 부대끼며 사는 세상에서
서로간에 이해하며 보듬어주며 넘어가주면 그뿐일것을.

누구의 며느리 누구의 시어머니 누구의 누구를 떠나서
세상을 살아내는 이 세여인의 굳은 연대감 또한 얼마나 멋진가.
고작 마음 달래주는 바람 한조각으로 동네 시끄러울일 없으며
야단칠 일 아니고 놀림감 될 일 아니며 그 마음 감싸며 달래며 이해하는
멋진 우리의 세언니들.


숨가쁜 감정의 대립만을 보여주는 드라마보다
요렇게 잔잔하게 극한까지 가지 않아도
삶의 지혜를 엿보게 하는 무리하지 않는 극본이 요샌 너무 귀하다.


Posted by grac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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