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본 최강희는 자아가 강하고 감성이 예민한 고운 외모를 지닌 "윤세연"이었다.학창 시절 방송반이나 연극반정도의 적당히 학생부와 마찰이 있는 서클활동을 하던 아이들에게 종종 엿볼수있던, 또래들보다 기성세대의 위선에 일찌감치 눈을 떠서 갈등을 빚지만 쉽게 학교를 포기하고 뛰쳐나가지 않는 소극적 저항을 하는 기질을 가진 여학생역을 곧잘 해내었다.

울고짜고 화내고 실수하는 단편적 여성캐릭터보다는 예민한 촉각을 지닌, 속이 복잡한 캐릭을 선호하던 내취향대로 윤세연과 최강희는 내 총애을 받았고. 최강희가 투명한 갈색눈동자로 울먹이는 연기를 잘 해내는 것을 보고 조용하고 내성적이면서 자신만의 생각을 가진 여인상을 연기할수있겠구나 생각했던 때가 어언 십여년전이다.

지금의 최강희?



일반 여자연기자와는 틀린 개성을 가진 탓에 비슷한 이미지--실수하고 덤벙거리고 괴짜고 좌충우돌하는 ---로 자신의 재능을 소모중이다. 돌이킬수없을 정도로. 스타가 될듯 하면서도 마지막 한발을 내딛지 않고 잠시 주춤하면서 쉬곤했던 그녀의 기질탓인지 뚜렷하게 족적을 남기는 작품 없이 몇몇 단막극--견우직녀 단팥빵등--에서 잠시 진가를 보여주고는 이별대세같은 그녀커리어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못할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요사이 한국연예계는 배우가 작품을 당당하게 선택할수 있기까지에는 무수히 많은 시간과 권력이 필요한 비극의 시대이지만, 적어도 최강희란 연기자가 이토록 비생산적인 작품들에 매진하게 된게 참 아깝다. 더구나 더큰 문제는 반복되는 그녀의 연기스타일, 연기라기보다는 그녀의 일상적인 버릇들을 그대로 투영하는 듯한 인물연기, 최강희가 연기에 대하여 깊이있는 분석 혹은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다. 어린 시절부터 일관되게 지속되온 호흡법이나 대사톤 고쳐지지 않는 머리흔들기 등, 그녀가 작품에 매진하는 태도가 너무 아쉽다.

최강희가 강한 끼를 가지고 태어나지않았다고 본다. 가꾸고 노력하면 빛이 날 정도의 연기력의 소유자인데, 그저 남들 하는 정도만큼만 해대고 있으니 심히 못마땅한 형국.거기다 한술떠더 새로 들려오는 신작소식이 고여사출연작품이란다. 연기는 욕먹지않을만큼만 할뿐이며, 본인의 연기력보다는 기타 다른 개인적 이슈들로 언론을 장악하는 기술이 뛰어나다고--결혼전 그녀가 바른생활소녀처럼 굴던때 참 많이 비웃었었다. 요런식으로 연기이외의 것으로 이미지를 장악해가는 사람들에게 나는 너그럽지 못하다. 문근영역시--- 아주 내가 낮게 평가하는 고여사와 왜 연기를 한다는 것일까?더구나 작가는 인터넷유행의 여파로 매니아를 몰고다니며 ~하다 체 만을 구사할줄 아는 어설픈 작가 인정옥이라니..인작가와 고여사의 틈바구니에서 무엇을 얻고 싶어서 그 드라마를 찍는다하는지 그녀에게 실망이다. 그녀가 이제서야 스타를 꿈꾸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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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배우에서 성인배우로 꾸준하게 연기하며 성공하기란 어려운법이다. 귀여운 외모와 깜찍한 연기로 관객의 눈을 사로잡았다가 청춘물의 주인공으로 성장하여 중년에 이르기까지 늘 정상의 자리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성공한 연기자가 누가 있을까? 글쎄? 외국같은 경우에야 몇몇배우 있기야 하겠지만 중년에 이르기까지 성공한 케이스는 우리나라에서 누가 있는지 고민을 해봐도 떠오르지 않는다.

국민배우 안성기를 예로 들법도 하지만, 안성기에게는 고등학교와 대학교시절의 잠적기가 있지 않은가?
내가 원하는 것은 뛰어난 아역배우, 청춘물의 주인공, 건실한 중년에까지 포스를 보여주는 배우인데,다들 청춘물의 주인공에서 멈추어서 더이상 성공을 못하고 있는 것같다. 강수연같은 경우야, 그녀를 위한 작품이 나오지 않는지, 난정이후에는 너무 긴 휴식을 하고 계시고 김민정 이민우 이재은 같은 경우는 아직 더 기다려야봐야할 사람들이고, 약방의 감초같은 촉새단역으로 포지셔닝한 안정훈은 안타까운 경우이고, 카리스마있는 중년으로 성장하게 기대를 품었던 사람이 손창민이었다.


엠비씨의 흑백자료화면으로 늘 나오곤 하는, 인기주말극의 여주인공 아들이거나 외계인과 평화협상하던 용감한 지구어린이같은 주인공으로화려한 아역시절을 보냈었고, "고교생일기'에서는 하이틴물에서 수없이 되풀이 되온 불우하나 성공하는 반항아 김성민으로 나와 --어떻게 이름을 기억할수있는지 묻지 말아달라.나도 모르겠다--강수연과 역시나 러브모드를 형성하며 인기를 끄시다가 (아, 꿈의 고교생일기였다. 나중에 1,2,3기 순서대로 회고해야지~)어느날 갑자기 아프리카로 떠나버린 최재성을 대신해 이상아네 집에 하숙생으로 들어오는 준수하고 성실한 의대생으로 복귀하여서 청춘물의 주인공이 되어 성공적인 연기생활을 하던 배우였는데, 요 몇년생 행보는 안타까울 지경이시다.앞서 이야기된 이민우나 정준이 아역에서 성인역으로 제대로 된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고 아직도 꼬맹이시절 이미지가 엿보이는, 본인들도 어찌할수없는 수렁에 빠져있는 데 비하여 무리하지 않고 성인이 된 자신의 모습을 스크린이나 브라운관 화면에서 훌륭히 보여주었던 것에 비하여 안정감있는 중년연기자로서의 변신은 힘에 벅차보인다.


나름대로는 조연이건뭐건 성실한 청년이미지에서 변신을 하고자 하셨는지,
아니면 시시껄렁한 아침드라마주연은 하기싫으셨는지 섭외가 없으셨는지,
기획사의 철저한 이용물이 되셨는지 모르겠지만,
최진실과 나름대로 성공적이었던 장미와 콩나물이후로는 기괴하기 짝이 없는
이상한 영화에만 연달아 출연하시며 에너지를 낭비하는구나 생각했다.
온몸을 선탠하셨다는 영화 정글쥬스나 어울리지 않는 코미디물 맹부삼천지교나
김희선과의 어색했던 요조숙녀나 별로 빛나지 않던 불량주부나
손창민이 가진 아우라, 즉 모범생적인 고민만을 하는 , 기본 인간성이 좋은 선량한 "좋은 사람" 이미지를 제대로 살려주지 못하고 있어 힘든시기를 보낸다 생각하였다.

그러나 손창민 자신으로서도 의미심장할 신돈에서,
내가 몰라도 한참 몰랐구나 깨닫게 되었다.
내가 판단하였던 그 특유의 아우라가 바로 함정이였다.
그간 손창민연기가 떠오르지 않고 이미지만이 떠올랐던 것이
다름아닌 그가 인상적인 연기력을 보여주지 않았던 것에 있음을 역으로 깨닫게 된것이다.
사람좋은 미소만을 날리며 분노하다 설득하다 웃다가 그랬지,
그가 폭발적인 연기력을 보여준 예가 없다는 것이다.
못하지는 않지만, 잘 한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강석우가 일상연기만을 잘 해내다가 아줌마에서 비열한 지식인 장진구로 찬란한 연기력을 뽐냈듯이 손창민 역시 삼십년 연기경력의 진가를 발휘해야할 신돈에서 왠 국어책 낭독하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니, 연기생활 삼십년은 그의 연기 어디에서도 찾아볼수 없으니 이게 말이 되는 것인가?
연기에 물이 올라서 극을 잡았다 폈다 쥐었다 놓였다 할 상황에
연기를 잘하고자 하는 의욕도 이렇다할 작품분석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게
이 상황이 과연 말이 되는가?



그보다 훨씬 연기경력이 짧은 정보석이 저렇게 대사한마디 눈빛한번으로
쥬얼리정으로 등극하면서 강력한 포스를 내뿜고 있는데,
웃자는 것인지 개성이랍시고 뽐내는 것인지 어색한 사극대사톤과 이도저도 아닌 시선으로
신돈을 우스꽝스럽게 연출중이시니 심히 안타까울 뿐이다.
삼십년 연기경력이라 하지만, 꼽아보면 그는 늘 평탄한 역만 맡았지 힘든 역활은 맡은 적이 없다.
현대극에서 삼각사랑의 갈림길에 있는 역을 주로 맡았었고
육체적으로 힘든 역을 맡은 적도 거의 없다.
아니 역으로 말하면 순탄하게 연기를 해왔지 몰입한 연기를 보여준 적이 없다는 것.
도대체 그는 뭘 하고 있었던 것일까? 게으름을 폈던것일까?
자신이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던 장점에만 안존해있었던 것 아닐까?

좀 기다려보면 제대로 된 연기가 나올것이라고?
삼십년 연기생활한 배우를 왜 기다려줘야하는가?
서지혜는 기다려주면서 충분히 채찍질하며 당근주며 성장하는 모습을
흐뭇해하며 바라볼수있으나 손창민은 기다리며 흐뭇해할수는 없는 포지션이다.
그가 그동안 공밥 먹은것이니 말이다.
그동안 뭐했는데?


기황후의 사악한 미소가 있건만,
보탑실리의 해보자 하는 의지가 엿보이는 설익은 연기가 있건만,
대학시절 대본에 오색형광펜으로 밑줄 그으며 국어사전 펼치며 연구하면서 연기연습한 정보석이 있건만,
내가 신돈을 보지 않는 이유는
신돈이 거기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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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속 깜찍한 눈을 한 여자애는 남자에게 말한다.

-이거 받아요
-싫어요 내맘이에요
-말론 브란도를 닮았어요

당돌한 어조로.


동네유지의 말썽꾸러기 딸은 이복동생에게 절대 친절을 베풀지 않으며
부모와 주변어른들에게 단단한 조약돌마냥 늘상 무례하게 반항중.
그러나 자신보다 훨씬 나이많은
아무 가진 것 없고 내세울것 없는
아버지의 하찮은 건달 부하에게 사랑을 느낀다.


소녀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어둡고 텅빈 영화관으로
자신을 불러내는 이 사랑스럽고 고집센 소녀를 우습게 여기는 "척" 하던
외로운 동네 건달은
그 소녀에게 슬슬 마음을 빼앗기고.

그리고 페이드 아웃,


강혜정과 정웅인의 그이후 모습은
내 기억속에서 사라진지 오래.
아니 또다른 흥미거리로 관심을 옮겨버렸기에
그 기억은 존재조차 하지 못 한것일수도.


남아 있는 잔상은
당돌한 어조와 또렷한 눈동자로 대차게 자신의 "성깔"을 드러내던
소녀시절 강혜정의 얼굴.


그이후
오통통 귀엽던 젖살은 사라지고
입가엔 예쁘지 않은 주름이 잡혀버렸으나,
주변 온실속 화초같던 여배우에 비해
싱싱하니 살아서 독도 품고 향기도 품은 모습에
늘 호감중.


조승우의 연인이라는 타이틀로 말미암아
항상 인터뷰기사에 빠지지 않는
그녀의 연애이야기.혹은 연인이야기.
젊은 날 좋은 연애의 기억 또한 그녀에겐 독아닌 향기로 남으리.


현재 여배우중 가장 또랑또랑한 인터뷰를
"자신의 목소리"로 말할 줄 알았던 당찬 여자애.


계속 들꽃으로 살아다오.
Posted by grac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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