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외로움

2010. 11. 2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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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자의 꿈, 존 뮤어 트레일 - 10점
신영철 지음, 이겸 사진/은행나무
아주 예전부터  빌릴까 말까 망설였던 책.
어릴적 산에서 유동근아저씨가 죽던 드라마, 별을 쫓는 야생마 이후로
산에 오르는 것을 무서워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하이힐 신고 올라간 눈쌓인 마이산에서
아이젠도 없이 올라왔네 하며 혀차던 등산객아저씨의 한심한 눈초리를 받을만큼 정말 뭘몰랐던
(친구 고향마을의 유명한 산이었을뿐이었다..내게는. 그냥 관광지 삼아 가볍게 오를만한 곳인줄 알았다)
사람인지라, 내게 산은 뭔가 무서운 곳이다. 
 산티아고가 너무 유명해져서 이책도 그런 류의 책인줄 알았으나 (산티아고 다녀온 사람들의 책들은
정말 죄다 함량미달이다.)  나같은 운동부족 근성부족에 여유없이 한없이 쫒기면서 웹서핑에 몰두하는 사람에게
기회만 된다면, 나를 잘 이끌어주는 사람만 있다면 걷고 싶다란 생각을 하게 되는, 꽤 좋은 책이다.
그렇게 가다가 곰도 보고 송어도 낚고 호수도 보고 그랬으면 좋겠다.
그러다가 야영을 하면서  그 수많은 별들을 바라보며 세상과 나와 별과 우주와 인생을 관조하게 되면 좋을려만.
Posted by grac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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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유쾌한 동물 이야기 - 10점
데스몬드 모리스 지음, 김석희 옮김/한얼미디어
어제 읽은 책. 무엇보다 이 책의 미덕은 유머있는 사람이, 남자가, 과학자가. 직업인이 얼마나 괜찮은지 알려주는데 있다. 그 유명한 리처드 파인만에 뒤지지 않는 긍정적이고 활발한 낙천가의 모습, 때로는 자신도 고백할만큼 성취중독의 증상마저 보이지만, 책 읽는 내내 데스몬드 모리스의 모습에 유쾌해짐.
  자신이 처한 상황상황마다 끊이지않는 위트와 유머. 구 소련에 팬더 짝지워주려고 갔을때의 경험은 포복절도할 수준이며 그외 다른 학자들과 유럽여행 동물원에서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우리에게 말해주는 그의 태도가 아주 맘에 든다. 
 아내의 유언대로 호랑이가 되어 환생할 그분을 찾기위해 애쓴 할아버지의 얘기 또한 웃기면서 심금을 울린다.
이렇게 개인의 개성이 묻어나는 자연스러운 자서전은 왜 우리나라엔 뜸한것인가? 선거용 홍보용 과시용 등등의 내용 텅텅 빈 자기고백서들, 베컴 자서전 조차 길고 자세한데 , 베컴이 적지 않고 따로 작가가 있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공들이지 않고 대강 만들어 뿌려지는 명사들의 자서전이나 고백서,  책만드는 사람으로서의 기본 자존심의 문제 아닌가 싶다.
Posted by grac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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