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탄복

지금 읽는 2006. 8. 20. 00:00
창작과 비평 131호 - 2006.봄
창작과비평 편집부 엮음 / 창비(창작과비평사)

"준수하면서 민감한 청년이 마음속으로부터 우러나
남을 배려할 때의 따뜻하고 근심스러운 표정, 고급스럽고 섬세한 표정"


창비 2006년 봄호 104페이지, 박완서 작 친절한 복희씨.

박완서님 글에는 세상을 매운 눈으로 바라보시며 청청하게 나이들어오신 기분좋은 날카로움이 있다.
그분이 소설에서 이리저리 흉보시는 속물들의 삶에 함께 흉을 보면서도,
나역시 피하지 못할 매운 회초리를 맞는 기분이랄까.
들어야 할 꾸중을 머리 숙이고 두 손모아쥐고 듣는 중학생이 되는 기분이다.
일생을 곧게 살아오신 청청한 이런 "어른"이 주변에 있어 잔소리 좀 들어봤으면 좋겠다.


아무 계산없이 마음에서 우러난 인간에 대한 애정으로,
선량하고 고운 청년들이 베푸는 친절을 엿본 사람은
평범하게 서술된 이 문장이 불러 일으켜주는 짤막한 청량감에
내가 이다지도 탄복하는 이유를 알것이다..
Posted by gracin
,